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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 매니큐어에 흔히 사용되는 화학 성분이 유럽 연합(EU)에서는 생식 독성 우려로 금지됐지만, 캐나다에서는 여전히 합법적으로 사용되고 있어 규제 기준의 차이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문제가 된 성분은 트리메틸벤조일 디페닐포스핀 옥사이드(Trimethylbenzoyl diphenylphosphine oxide, TPO)로, 젤 매니큐어가 자외선(UV) 또는 LED 조명을 통해 단단하게 굳도록 돕는 광개시제이다. 특유의 광택과 지속력 덕분에 뷰티 살롱에서는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성분이다.
EU: “생식 독성 우려”로 사용 금지 EU는 지난 9월 1일부터 TPO를 ‘생식 독성 물질’로 분류하며 젤 네일 제품 내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이 조치는 젤 네일 자체가 아닌, TPO가 포함된 제품에 한정된다.
유럽연합의 규제는 “위해성 기반 접근(hazard-based approach)”에 기초하고 있다. 즉, 인체에 해를 줄 수 있는 잠재성이 확인되면, 소비자 노출 가능성과 관계없이 선제적 금지 조치를 취하는 방식이다.
캐나다: “노출량 고려해 판단”…여전히 합법 반면 캐나다에서는 현재까지 TPO에 대한 규제 조치가 내려지지 않았다. 이는 캐나다 보건부(Health Canada)가 “위험성 기반 접근(risk-based approach)”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만다 야민 박사(신경과학자)는 CTV 뉴스 인터뷰에서 "캐나다는 물질의 유해성 자체보다 실제 노출 수준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우선 고려하는 평가 방식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얼마나 자주,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많은 양이 피부에 닿고 흡수되는지를 따져보고 실질적 위험이 없다고 판단되면 금지하지 않는 것이죠.” — 사만다 야민, CTV 'Your Morning'
야민 박사는 캐나다 보건부가 EU의 결정을 참고해 향후 재검토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보건부 입장은? 보건부는 CTVNews.ca에 보낸 공식 이메일을 통해, “현재 네일 제품에서 TPO의 건강상 위험성을 명확히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히며, “EU의 결정과 과학적 데이터를 검토한 후, 유사한 조치가 필요한지 평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TPO, 어떤 근거로 금지됐나? EU의 금지 조치는 주로 동물 실험 결과를 근거로 한다. 한 연구에서는 높은 용량의 TPO를 경구 투여한 실험쥐에서 생식 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이 보고됐다.
하지만 이 데이터를 인간에게 적용하기에는 제한점이 있다. 야민 박사는 “손톱은 피부처럼 흡수가 활발하지 않으며, 제품도 소량 사용되기 때문에 실제 위험은 매우 낮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젤 네일 제품은 일반 매니큐어에 비해 건조 시간이 빠르고 지속력이 뛰어나 많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하지만 잠재적 위험을 줄이기 위한 몇 가지 실천 방안도 있다: -전문가에게 시술 받기: 훈련된 네일 아티스트는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기술적으로 시술한다. -장갑 사용: 살롱에서 일하는 전문가 중 일부는 피부 노출을 줄이기 위해 손가락이 노출된 장갑을 착용하기도 한다. -젤이 굳은 후에는 위험이 낮음: 액상 상태보다는 경화(굳은) 상태에서는 유해 물질의 흡수가 훨씬 줄어든다. -성분표 확인: 제품 라벨을 통해 TPO 성분 함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EU 규제 요약 -9월 1일부터 TPO 포함 네일 제품 금지 -판매, 공급, 사용 모두 불가 -기존 제품도 시장에서 철수 -TPO 함유 신제품 출시 금지
EU는 예방적 규제 원칙에 따라 TPO 사용을 금지한 반면, 캐나다는 노출 가능성과 현실적인 위험성을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어 두 지역 간 규제 철학의 차이가 드러난다.
다만, 과학적 근거와 국제 규제의 흐름에 따라 캐나다도 향후 입장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으며, 소비자 스스로도 성분에 대한 인식을 갖고 보다 안전한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CTV뉴스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