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패션 기업 프라다 그룹이 경쟁사 베르사체를 13억 7,500만 달러에 현금 인수하며 럭셔리 패션 시장의 세대 교체를 예고했다. 이번 인수로 베르사체는 프라다의 “어글리 시크” 디자인과 미우미우의 젊은 감각을 아우르는 프라다 그룹 산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인수 대상인 베르사체는 미국 럭셔리 그룹 카프리 홀딩스 산하에서 팬데믹 이후 부진을 겪어왔다. 프라다는 모든 규제 승인을 완료한 후 이번 거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카프리 홀딩스는 인수 대금을 부채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번 인수를 환영하며 브랜드 창립자 지아니 베르사체의 생일과 맞물린 의미를 강조했다.

 

프라다 그룹의 상속인 로렌조 베르텔리는 베르사체 회장직을 맡아 향후 브랜드 전략을 이끌 예정이다. 프라다 그룹 회장 파트리지오 베르텔리는 급격한 임원 교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프라다는 베르사체가 상당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번스타인 그룹 컨설팅 애널리스트 루카 솔카는 “미니멀리스트 프라다와 맥시멀리스트 베르사체의 결합은 두 브랜드가 같은 고객층을 직접적으로 경쟁하지 않게 한다”며, “과제는 베르사체를 다시 시장에서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View this post on Instagram

 

 

 

 

 

 

 

 

 

 

 

A post shared by Donatella Versace (@donatella_versace)

베르사체는 지난 9월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새로운 디자이너 다리오 비탈레의 첫 컬렉션을 선보였다. 비탈레는 미우미우 출신으로, 이번 인수와 별개로 디자인 책임을 맡았다. 런웨이 쇼는 일부 엇갈린 평가를 받았지만, 바이어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카프리 홀딩스는 2018년 20억 달러에 베르사체를 인수했으나, 최근 “조용한 럭셔리” 시대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카프리 회장 존 D. 아이돌은 “프라다는 베르사체를 성장의 다음 단계로 이끌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말했다.

 

프라다는 이미 이탈리아 내 생산 시스템에 베르사체를 통합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스칸디치 가죽 공장에서 가방 생산을 시작했으며, 토스카나, 마르케, 베네토, 움브리아 지역의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570명의 장인을 양성했다. 프라다 그룹은 올해 공급망에 6천만 유로를 투자하며 공장 확장과 생산량 증가에 나섰다.

 

이번 인수는 프라다 그룹 매출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프라다 그룹은 베르사체가 전체 매출의 약 13%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으며, 미우미우 22%, 프라다 64%로 예상된다. 지난해 프라다 그룹 전체 매출은 54억 유로로 17% 증가했다.

 

 

*CTV뉴스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