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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만 보’는 오랫동안 건강 관리의 기준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시드니 대학교 공중보건학과 멜로디 딩 박사가 이끄는 연구에 따르면, 더 적은 걸음 수로도 상당한 건강상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31건의 기존 연구를 종합 분석해, 하루 걷는 걸음 수와 주요 건강 지표 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하루 7,000보만 걸어도 건강에 유의미한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2,000보 수준의 활동과 비교했을 때, 7,000보를 걷는 그룹은 조기 사망 위험이 47% 감소, 심혈관 질환 위험은 25%, 치매 위험은 3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만 보 이상 걷지 않아도 건강을 충분히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1만 보” 기준은 어디서 왔을까? 현재의 ‘1만 보’ 기준은 과학적 근거보다는 마케팅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1960년대 일본에서 출시된 만보계(Manpo-kei, 일본어로 ‘1만 걸음 측정기’)의 광고 문구가 이 수치를 대중화시켰다는 분석이 있다.
뉴욕대학교 랭곤 헬스의 심혈관질환 예방센터 션 헤프론 박사는 “이 숫자는 정확한 과학적 기준이라기보다 일종의 상징적인 목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걸음 수는 건강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딘 박사에 따르면, 7,000보는 일종의 최소 권장 기준이며, 이보다 많이 걷는 것도 전혀 해롭지 않다. “이미 활동적인 사람이라면 굳이 줄일 필요는 없습니다. 더 많이 걷는 것은 오히려 추가적인 건강 이점을 줄 수 있습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시더스-시나이 메디컬센터 예방심장학과장 마사 굴라티 박사는 “걸음 수는 전체 운동량을 비교적 정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라고 강조한다. 추정이 필요한 ‘운동 시간’보다, ‘걸음 수’는 더 명확한 활동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움직이지 않으면 건강도 멈춘다 신체 활동은 단순히 체중 조절을 넘어서, 염증 조절, 혈관 건강, 인슐린 반응, 인지 기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운동 부족은 다양한 만성 질환의 위험 요인을 증가시킨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헤프론 박사는 “운동 시 분비되는 엑서카인(근육에서 분비되는 생리 활성 물질)은 염증을 억제하고, 혈압과 혈당 조절, 심지어 두뇌 기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헬스장이 아니어도 괜찮다 신체 활동을 늘리는 데 꼭 운동복이나 헬스장 이용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루 7,000보는 직장에서 1시간마다 5분 걷기, 한두 정거장 먼저 내려 걷기, 산책, 정원 가꾸기, 가벼운 춤처럼 즐거운 활동으로도 충분히 채울 수 있다.
특히 운동 습관이 없던 사람에게는 ‘0에서 4,000보로’만 늘려도 건강상 이득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움직임이 어려운 사람을 위한 대안도 필요하다 물론, 모든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걷기 능력이 제한된 경우, 의자 운동, 핸드 사이클링, 가벼운 근력 운동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전문가와 상의해 본인에게 적절한 신체 활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 꼭 1만 보일 필요는 없다. 지금보다 조금만 더 걷는 것, 그것이 건강을 바꾸는 출발점다.
*CTV뉴스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