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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청년 운동의 얼굴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찰리 커크(31)가 9월 10일 유타주 유타 밸리 대학교에서 열린 행사 도중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사건 당시 그는 대학 순회 강연 ‘미국의 복귀 투어(The American Comeback Tour)’의 첫 무대에 서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플랫폼 ‘트루스 소셜’을 통해 커크의 죽음을 알리며 “그는 나의 좋은 친구이자 훌륭한 사람이었다”고 추모했다.
캠퍼스 운동가에서 보수 운동의 신성으로 일리노이 출신인 커크는 18세이던 2012년, 티파티 운동가 윌리엄 몽고메리와 함께 터닝 포인트 USA(Turning Point USA)를 설립했다. 이 단체는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낮은 세금과 작은 정부를 주장하며 보수 청년층을 결집시켰다.
커크는 진보 성향이 강한 대학가에서 직접 토론회를 열고, 팟캐스트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영향력을 넓혔다. 그의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화법은 보수 청년층에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동시에 논란도 불러왔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를 조기에 지지한 그는 이후 캠프의 비공식 고문으로 활동했고, 터닝 포인트는 거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화당 내부의 핵심 조직으로 성장했다. 2024년 대선에서는 투표율이 낮은 보수층을 동원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문화전쟁의 전면에 선 인물 커크는 낙태 반대, 총기 권리 옹호, 반(反)진보 담론 등 보수 진영의 핵심 이슈를 선명하게 제기했다.
그는 여러 저서에서 수정헌법 2조(총기 소지권)를 강력히 지지하며 “총기 사망이라는 대가를 치르더라도 헌법상 권리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0년 조지아에서 열린 집회에서는 민주당을 “신이 미워하는 모든 것을 지지하는 세력”이라고 규정하며 군중과 함께 “그리스도는 왕이다”를 외쳤다.
이 같은 발언들은 열렬한 지지와 동시에 거센 비판을 불러왔다. 특히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BLM 운동을 “쓰레기”라고 규정한 발언은 큰 논란을 낳았다.
새로운 보수주의 세대를 대표하다 커크의 영향력은 정치권에도 뚜렷했다. 플로리다 공화당 하원의원 안나 폴리나 루나는 “정치 입문을 결심하게 만든 계기가 커크였다”고 회상했다.
그의 복음주의 기독교 신념 또한 정치적 행보에 깊게 스며 있었다. 그는 “미국은 기독교 국가이며, 교회가 교육·정치·문화 전반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젊은 세대 보수주의자들에게 새로운 정체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극적 죽음과 남겨진 질문 커크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최근 미국 사회를 뒤흔든 정치인 대상 폭력 사건의 연장선에 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총격을 당한 사건, 민주당 주 의원 부부 피살 사건 등이 이어지면서 정치적 극단주의와 폭력의 위협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31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한 커크는 팟캐스터 에리카 프란츠베와 결혼해 두 자녀를 두고 있었다. 그가 남긴 유산은 젊은 보수층을 결집시킨 카리스마와 동시에, 미국 정치의 분열을 극명히 드러낸 문화전쟁의 아이콘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CTV뉴스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