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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델 토로가 평생의 꿈이었던 영화를 마침내 완성했다. 넷플릭스 신작 <프랑켄슈타인>은 10월 17일 극장 개봉, 11월 7일 스트리밍 공개를 앞두고 있다. 메리 셸리의 고전 소설과 1931년 보리스 칼로프의 영화로부터 시작된 이 집착은 감독의 예술 인생을 관통하는 핵심이기도 하다.
괴물과의 첫 만남 델 토로는 일곱 살 때 처음 본 흑백 영화 <프랑켄슈타인>에서 일생을 바꿀 충격을 받았다.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칼로프가 연기한 괴물은 버려진 존재였지만, 동시에 연민과 은총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어린 나에게 그것은 곧 용서의 경험이었죠.”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자란 그는, 창조주에게 외면당한 괴물에게서 스스로의 모습을 보았다. 그 경험은 이후 그의 작품 전반에 흐르는 “불완전함에 대한 연민”의 뿌리가 되었다.
30년간 준비된 영화 델 토로는 이번 영화를 “30년 동안 준비해 온 작품”이라 말한다. 젊은 시절 그는 괴물과 자신을 동일시했지만, 나이가 들어 부모가 된 후에는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시선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에게 <프랑켄슈타인>은 “독자와 함께 나이를 먹는 책”이며, 이번 영화는 그 변화된 시선을 반영한다.
오스카 아이작이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제이콥 엘로르디가 괴물을 연기한다. 아이작은 델 토로에게서 “메리 셸리의 소설과 도덕경을 함께 읽어보라”는 당부를 받았다고 전한다. 그는 “마치 가족과 함께하는 공동체적 작업 같았다”며 촬영 현장을 회상했다.
넷플릭스와의 협업 이 영화는 베니스 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후,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이미 델 토로와 함께 <피노키오>로 아카데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이번 작품 역시 강력한 오스카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다른 프랑켄슈타인과의 차별점 수많은 각색이 존재하는 가운데,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은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단순한 “괴물 이야기”를 넘어선다. 빅터는 광기 어린 과학자가 아니라 예술가이자 쇼맨으로 묘사된다. 아이작은 캐릭터 연구 과정에서 “슈퍼볼 리허설 중 무대를 장악하는 프린스”의 모습을 참고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델 토로는 이렇게 말한다. “이 작품에서 저는 창조자와 피조물, 아버지와 아들, 신과 죄인의 이야기를 동시에 그리고 싶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을 이분법이 아닌 역설로 보게 되죠. 그 시선이 영화에 담겼습니다.”
영화가 감독에게 가르쳐준 것 델 토로는 자신을 빅터에 비유하기보다, 오히려 영화 자체가 자신을 인도한다고 말한다. “젊을 때는 내가 영화를 지휘한다고 생각했지만, 경험이 쌓이니 영화가 나에게 말을 건넨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감독은 현실과 싸우는 사람이 아니라, 영화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입니다.”
*CTV뉴스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