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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암시할 수도 있는 놀라운 신호가 최근 천문학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문제의 주인공은 지구로부터 약 124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 K2-18b. 2024년 4월, 이 행성의 대기에서 디메틸 설파이드(DMS) 및 디메틸 이황화물(DMDS)로 알려진 두 분자의 존재 가능성이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을 통해 포착되면서, 이는 외계 생물체의 존재에 대한 가장 유망한 단서로 떠올랐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 한 목소리로 "아직은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희미한 신호, 아직은 결론 내리기 이르다" K2-18b의 대기에서 감지된 분자들은 현재 지구에서는 대부분 미생물 활동을 통해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애리조나 주립대 루이스 웰뱅크스 박사를 포함한 여러 독립 연구자들은 이 발견이 과학적으로 "너무 이른 확신"이라고 평가했다.
웰뱅크스 박사는 “흥미로운 발견임에는 분명하지만, 통계적 신뢰도나 데이터의 강도에 비해 생물학적 기원의 가능성을 주장한 정도가 과도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신중한 입장에는 이유가 있다. K2-18b에서 관측된 신호는 강력한 증거라기보다는 '가능성'에 불과하며, 이와 유사한 신호는 생명체가 없어도 복잡한 화학반응이나 행성의 지질 작용에 의해 생성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학계의 이견과 추가 검증 과정 2024년 연구의 주저자인 니쿠 마두수단(Nikku Madhusudhan) 교수와 케임브리지 천문학 연구소 연구팀은 DMS 및 DMDS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시카고 대학교와 51 페가수스 b 연구소 소속 과학자들은 JWST 관측 데이터에 잡음(noise)이 섞여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잡음은 망원경의 기술적 한계와 광학 시스템의 민감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데이터의 해석에 중요한 왜곡을 줄 수 있는 요소이다. 천문학자 마이클 장 박사는 “문제는 많은 유기 분자가 탄소-수소 결합(C-H)을 공유한다는 점이다. 이는 스펙트럼 상에서 비슷한 패턴을 만들어 분자 간 구분을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하이케아 행성, 외계 생명체 탐사의 전진기지? K2-18b는 ‘하이케아 행성(Hycean world)’으로 불리며, 수소가 풍부한 대기와 액체 물이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행성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며, 현재 NASA와 ESA를 비롯한 국제 연구진은 K2-18b를 장기적인 탐사의 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향후 관측과, 2025년 말에 예정된 아리엘 우주망원경(ESA Ariel)의 추가 탐사가 이 행성의 생물학적 가능성에 대한 이해를 한층 더 정교하게 다듬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캐나다 과학계도 주목… "기대보다 검증이 우선" 캐나다 맥길대학교 천체물리학과 소속 연구진도 이번 K2-18b 논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맥길대 천문학자 마리사 챈 박사는 “이 발견은 대중적으로는 큰 관심을 받을 수 있지만, 과학은 감정이 아니라 증거를 바탕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앞으로 수년간 반복 검증을 통해 진짜 생물학적 신호인지 판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은 확신보다 질문에서 시작된다 이번 K2-18b 논쟁은 외계 생명체 탐사에서 ‘희망적 해석’과 ‘객관적 검증’ 사이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시켜준다. 이번 발견이 실제 외계 생명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전환점이 될지, 아니면 또 하나의 자연적 현상에 불과한 해프닝일지는 아직 확정할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우리가 우주에서 외계 생명체를 찾는 여정은 이제 본격적인 탐사의 문턱에 다다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CTV뉴스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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