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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밴쿠버에서 기념품점을 운영하는 리사 포진(Lisa Pozin)은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유난히 ‘캐나다산 제품’을 먼저 찾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
“고객들은 단풍잎 로고를 찾고, 비누 한 개를 사도 포장을 꼼꼼히 뒤집어 ‘Made in Canada’인지 확인했어요.” 미·캐 관세 전쟁 직후 급증했던 이른바 ‘애국심 쇼핑 열풍’을 그는 이렇게 회상했다.
그러나 포진이 바라보는 요즘 소비자들의 모습은 조금 다르다. 국산 제품 선호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원산지를 확인하는 적극적인 태도는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다.
“관세 분쟁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조치에 점점 무뎌졌고, 생활비 압박 속에서 가격과 편의성을 먼저 따지게 됐어요.”
올해 연말 쇼핑 시즌은 소비자의 ‘선의(애국심)’와 ‘예산(가격)’이 맞붙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캐나다인들은 “국산 선호”… 하지만 실제 구매는 다르다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BDC(Business Development Bank of Canada)는 캐나다인들이 연말 쇼핑 예산 약 943달러 중 60%를 국내 제품·서비스에 지출할 것으로 예측했다.
딜로이트 캐나다 조사에서도 응답자 1,000명 중 73%가 지역 또는 캐나다 소유 기업을 지원하는 제품을 선호하고 56%는 소상공인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선호"가 실제 지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게 문제다.
토론토 이튼센터에서 원주민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첼시 페티트(Chelsea Pettet)는 “사람들은 ‘캐나다산을 사고 싶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캐나다 통계청 조사(4월~11월)에 따르면 국내 제품 매출이 증가했다는 기업은 13%에 불과했으며, 68.2%는 “증가 없음”, 18.5%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 왜 말과 행동이 다른가… 전문가가 본 ‘Say-Do Gap’ 딜로이트 캐나다의 전국 소매 부문 리더 마티 와인트라웁은 이 현상을 ‘말과 행동의 격차(Say-Do Gap)’라고 설명한다.
“소비자들은 애국적 동기를 말하지만 실제 결제 순간에는 가격이 최우선이 됩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10번 중 8번은 ‘가성비’가 모든 것을 이깁니다.”
관세 철폐 후 미국 제품 구매가 다시 늘었다고 밝힌 로블로(Loblaw)의 사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가격 외에도 편리함, 배송 속도, 인기 브랜드 여부가 구매를 좌우한다.
밴쿠버의 포진은 “고객에게는 ‘편리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산 여부보다 배송이 빨라야 한다”고 설명했고, 토이숍 Playful Minds의 공동소유주 샘 케어(Sam Care)는 “레고처럼 아이들이 원하는 브랜드라면 원산지를 따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 캐나다산 제품은 '열광적 지지'에서 '조용한 선호'로 소매업계의 공통된 시각은 이렇다.
예전처럼 소비자들이 캐나다산을 열렬히 찾지는 않지만 지역 독립 상점을 지원하려는 의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샘 케어는 “고객들은 우리 매장이 지역 소규모 사업체라는 점을 알고 있고, 그것만으로 구매 가치를 느낍니다”라고 말했다.
■ 결론: 연말연시, ‘캐나다산’은 다시 빛을 발할까? 관세 전쟁이 촉발했던 ‘애국심 쇼핑’은 생활비 부담과 편의성 앞에서 상당 부분 약화된 모습이다. 그러나 국산 브랜드를 향한 긍정적 인식과 지역 상권을 지지하려는 소비자 정서는 여전히 존재한다.
올해 연말 쇼핑 시즌은 “가격”과 “애국심”, 두 가지 가치 중 무엇이 더 큰 힘을 갖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CTV뉴스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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