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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세 대학생 조지 마이콕(George Mycock)은 아무리 운동을 해도 “근육이 충분하지 않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식단은 상추 한 장까지 무게를 기록할 만큼 집착적으로 관리했고, 운동량은 이미 과도한 수준이었지만 자신에게는 여전히 부족하게 느껴졌다.
“운동을 절반으로 줄여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할 겁니다.” 마이콕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하지만 그의 삶은 점점 무너져 갔다. 친구들과 멀어졌고, 자신이 없는 편이 주변 사람들에게 더 낫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자살 충동까지 느끼던 어느 날, 친구가 우연히 찾아와 안부를 묻는 순간 그는 감정을 터뜨렸고, 그 계기로 도움을 받기 시작했다.
7년이 지난 지금, 그는 영국 우스터대학교에서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박사 과정생이다. 당시 자신의 상태가 ‘근육 이형증(Muscle Dysmorphia)’, 일명 ‘비거렉시아(Bigorexia)’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한다.
■ 근육을 키워도 만족하지 못하는 병, ‘근육 이형증’ 근육 이형증은 근육질 몸매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현실과 다르게 자신의 몸을 ‘마르고 부족하다’고 인식하는 정신건강 질환이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소아과 부교수 제이슨 나가타(Jason Nagata) 박사는 “근육 이형증은 겉으로는 헬스와 자기관리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라고 설명한다.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과도한 운동 -식단·보충제·섭취량에 대한 강박 -외모 향상 약물(PEDs) 사용 -객관적으로 근육질임에도 ‘말라 보인다’는 왜곡된 신체 이미지
문제는 이런 행동이 사회적으로 종종 ‘칭찬’받는다는 점이다. 운동·근육·식단 관리가 자기관리의 일부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 운동이 삶을 지배할 때 나타나는 위험 신호 나가타 박사는 운동이 즐거움이 아니라 “불안과 압박감의 원인”이 된다면 경고 신호라고 말한다.
근육 이형증과 관련된 위험은 다음과 같다. -우울증 및 불안 -일상생활·학업·직장 기능 저하 -사교 활동 회피 -운동 능력 향상 약물 사용 증가 -자살 위험 증가 -근골격계 부상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인한 간·신장 손상 및 심혈관질환 위험
■ 왜 젊은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는가? 전문가들은 젊은 남성들이 다음과 같은 사회적 압력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한다. -‘근육질 남성’이라는 이상화된 신체 기준 -소셜 미디어의 과도한 근육 이미지 노출 -피트니스 인플루언서들의 “노력하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몸”이라는 메시지 -운동선수의 체격 중심 문화
토론토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카일 갠슨(Kyle Ganson) 교수는 “많은 젊은 남성들이 남성성을 몸의 크기와 근육량으로 정의한다”고 말했다.
특히 보디빌딩·역도처럼 체형 변화가 강조되는 스포츠는 위험을 높인다.
■ 소셜 미디어의 영향… “끝없는 비교의 늪” 소셜 미디어는 근육 이형증 확산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나가타 박사는 “틱톡·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은 근육질 몸을 끊임없이 보여준다”고 지적하며, 이는 비슷한 체형을 갖기 위한 압박을 크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마이콕 역시 인플루언서들의 메시지가 자신을 더 강박적으로 몰아갔다고 고백했다. “목표를 달성해도 더 높은 목표를 세우게 됐습니다.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만 남았죠.”
■ 치료는 가능할까? 근육 이형증은 여전히 연구가 부족해 명확한 치료법이 정립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음 접근법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 1) 인지행동치료(CBT) 왜곡된 신체 이미지와 강박적 행동 패턴을 교정.
● 2) 가족 기반 치료(FBT) 청소년이나 젊은 환자에게 유용.
● 3) 다학제 치료 정신건강 전문가 + 의사 + 영양 전문가가 함께 관리.
갠슨 교수는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헬스와 운동을 긍정적으로 여겨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 회복은 ‘직선이 아니다’… 마이콕의 이야기 마이콕은 현재 건강한 방식으로 운동과 식사를 하고 있지만, 신체 이미지와 관련된 불안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가 회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상담을 통해 ‘몸’이 자신의 정체성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예전에는 제 삶이 모두 몸이라는 하나의 기둥 위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그 기둥이 흔들리면 삶 전체가 무너졌죠.”
지금 그는 몸을 “삶의 여러 구성요소 중 하나의 벽돌”로 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저는 좋은 친구이고, 좋은 파트너라는 사실을 좋아합니다. 몸이 마음에 들지 않는 날이 있어도 괜찮아요. 저는 저 자신을 이루는 다른 많은 것들을 갖고 있으니까요.”
*CTV뉴스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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