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안티 둠스크롤링’ 인플루언서들의 역설적 도전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에서 짧은 영상을 몇 개만 보겠다고 시작했다가, 어느새 30분이 훌쩍 지나 있음을 깨닫는 경험은 이제 낯설지 않다. 이러한 ‘둠스크롤링(doomscrolling)’ 습관에 문제를 제기하는 새로운 흐름이 소셜 미디어 내부에서 등장하고 있다. 바로 스크롤을 멈추라고 말하는 인플루언서들이다.
온라인에서 ‘올리비아 언플러그드(Olivia Unplugged)’로 활동하는 올리비아 요쿠보니스는 부드러운 목소리와 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시청자들에게 소셜 미디어 사용 습관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녀는 종종 “지금 보고 있는 이 영상이 나오기 전, 두 개의 영상을 기억하느냐”고 질문하며 사용자의 주의를 환기시킨다.
요쿠보니스의 콘텐츠는 소셜 미디어의 과잉 사용을 경계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무대는 바로 인스타그램과 틱톡이다. 이 점을 두고 일부 시청자들은 “소셜 미디어를 비판하면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다”는 모순을 지적한다.
이에 대해 요쿠보니스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럼 어디서 말해야 하느냐’는 댓글을 보곤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밖에 있지 않습니다. 바로 여기, 이 피드 안에 있습니다.”
‘내부에서의 개입’ 요쿠보니스는 앱 사용을 줄이도록 권유하는 콘텐츠 제작자 그룹의 일원이다. 일부는 공격적인 어조로 경고하고, 일부는 차분하게 문제를 제기한다. 간헐적으로 이 주제를 다루는 크리에이터도 있지만, 요쿠보니스처럼 계정 전체를 ‘스크린 타임 회복’에 집중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녀는 사용자의 집중력 회복을 돕는 스크린 타임 앱 ‘오팔(Opal)’에서 일하고 있지만, 콘텐츠에서는 이를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로고나 다운로드 유도 문구, 광고성 요소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녀는 “사람들은 브랜드보다 사람의 이야기에 반응한다”고 말한다. 수백만 회에 달하는 조회수는 이러한 접근 방식의 효과를 보여준다.
“중요한 건 소음 속에서 눈에 띄되, 그 소음을 더 키우지 않는 균형입니다.”
전문가 시각: 효과는 있는가? 소셜 미디어 사용을 연구해 온 멜버른 대학교 정보 시스템 관리학과의 오피르 투렐 교수는 이러한 콘텐츠가 주는 ‘각성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사용자들에게 실제 화면 사용 시간을 보여주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고, 이후 자발적으로 사용량을 줄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셜 미디어에 쓰는지 전혀 모릅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박사후 연구원 이안 A. 앤더슨은 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그는 이러한 콘텐츠가 흥미롭긴 하지만, 실제 행동 변화를 이끌 만큼 충분히 효과적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한다.
“만약 사용자가 주의를 기울여 본다면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스크롤하는 사람이라면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도 큽니다.”
그는 이를 “플랫폼 내부에서 시도되는 흥미로운 개입”이라고 평가했다.
‘소셜 미디어 중독’은 실재하는가 수십억 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플랫폼 환경에서 ‘화면 사용 시간 줄이기’와 ‘소셜 미디어 중독’ 논의는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중독이라는 개념 자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일부 연구자들은 중독으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강한 충동, 통제 불능 상태, 금단 증상과 같은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반면, 투렐을 포함한 일부 학자들은 ‘중독’이라는 용어가 일상 언어로서 문제 인식을 확산하는 데는 효과적이라고 본다.
앤더슨의 최근 연구는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준다. 활발한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18%는 자신이 어느 정도 중독되었다고 느꼈고, 5%는 상당히 중독되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증상을 기준으로 중독 위험군에 해당한 비율은 2%에 불과했다.
그는 “스스로를 중독자라고 인식할수록 오히려 자기 통제 능력에 대한 신뢰가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작은 변화의 힘 앤더슨은 소셜 미디어 사용을 줄이고 싶다면 극단적인 단절보다 작은 변화를 권한다. 앱 위치를 바꾸거나 알림을 끄는 것, 침실에 휴대폰을 들이지 않는 것과 같은 ‘가벼운 개입’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콘텐츠뿐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로도 확장되고 있다. ‘CatGPT’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캣 고츠는 기술 업계 경험을 바탕으로 플랫폼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는 콘텐츠를 제작한다.
“이 플랫폼들은 당신이 더 오래 머물도록 설계된 거대한 시스템입니다. 이건 개인의 의지 문제만은 아닙니다.”
그녀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도록 설계된 블루투스 유선 전화기 회사를 설립했다. 제품 포장에는 “오프라인은 새로운 사치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고츠는 “소셜 미디어는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하루 10시간을 쓰던 사람이 3시간, 혹은 30분으로 줄일 수 있다면 개인과 사회 모두에 긍정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물론 그 30분 동안 제 콘텐츠를 본다면 더 좋겠죠.”
*CTV뉴스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