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로 법적 공방을 이어온 할리우드 배우 케빈 스페이시가 칸 영화제 기간 중 열린 한 자선 행사에서 평생 공로상을 수상하며, “다시 일할 수 있어 기쁘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스페이시는 화요일, 비영리 자선단체 ‘베터 월드 펀드(Better World Fund)’가 주최한 갈라 디너 행사에 참석해 수상했다. 이번 행사는 공식 칸 영화제 프로그램 외 행사지만, 2016년 이후 사실상 칸 레드카펫에서 모습을 감췄던 그에게는 공식 석상 복귀의 신호탄이 됐다.

 

스페이시는 시상식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지난 주 공로상 발표 이후 많은 친구, 동료, 공연자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정말 많은 애정과 사랑 속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일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번 수상이 공식적인 복귀의 시작이냐’는 질문에는 “그저 일하게 돼 기쁠 따름입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 논란 속 칸 영화제 등장…영화제 측은 “노코멘트”

스페이시의 이번 칸 방문은 #MeToo 운동 이후 성적 부정행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내세워온 칸 영화제의 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칸 영화제 측은 AFP의 관련 질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지난주에는 성폭행 혐의를 부인 중인 프랑스 배우 테오 나바로-무시가 공식 초청작의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제지당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칸 영화제의 기준 적용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 무죄 판결과 남아있는 의혹…논란은 여전

스페이시는 최근 수년간 다수의 성범죄 혐의로 고소당했지만, 대부분의 사건에서 법적 무죄 또는 기각 판결을 받아왔다.

 

2023년, 영국에서 제기된 9건의 성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으며, 2022년에는 뉴욕 민사 법원이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의 배우를 상대로 한 4천만 달러 규모의 민사 소송을 기각했다.

 

그러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 방영된 영국 채널4의 다큐멘터리 '스페이시 언마스크드(Spacey Unmasked)'에서는 그와 관련된 새로운 성적 부적절 행위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방송에서 영국 법원 소송에 연루되지 않은 10명의 남성이 스페이시로부터 부적절한 행동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스페이시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줄곧 부인해왔다.

 

■ 추가 소송 예고…과거 런던 극장 시절 문제 재점화

또한, 2월에는 전 배우 루아리 캐넌(Ruary Cunnane)이 스페이시를 상대로 영국 고등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혀 새로운 법적 쟁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캐넌은 다큐멘터리에서 2003년부터 2015년까지 스페이시가 예술감독을 맡았던 런던 올드 빅 극장에서, 자신이 21세이던 시절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스페이시는 현재 65세이며, 관련 혐의 대부분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CP24의 글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